용서가 힘들 때면
잠언 19:11 Proverbs 19:11
11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 11 A man's wisdom gives him patience; it is to his glory to overlook an offense.
한겨레 김 민경 기자가 전하는 기사입니다.
“내 상처 낫지 않으니 밉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안 미워요. 그저 빨리 힘내서 극복했으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연락이 끊긴 89세의 송신도 할머니를 빨리 찾아주는 게 제일 고마운 일이고….”
길원옥(84) 할머니가 조기(弔旗)가 내걸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길 할머니는 “너무 엄청난 일을 봐서 오늘은 할 말이 별로 없다”며 “우리 때처럼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걸 보니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빨리 복구해야 하는데 싶어요.”라고 밝혔다. 장갑도 끼지 않은 그의 주름진 손엔 ‘송신도 할머니 힘내세요!’라고 적힌 보라색 손 팻말과, 송 할머니의 사진이 담긴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홍보물이 쥐여 있었다. 길 할머니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이옥선(85) 할머니도 “힘내라고 하세요! 빨리 힘내라고 하세요!”라며 거들었다.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 소식을 들은 ‘한국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 회원들인 이들 할머니들은 평소의 수요시위를 접고 침묵시위로 바뀌었습니다. 이 날 할머니들은 10여분 동안 묵념과 함께 그들의 슬픔에 동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숨진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혼을 상징하는 노란색 나비의 색깔도 바뀌었습니다. 할머니와 참가자들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검은 나비를 손에 들었습니다.
1992년 1월8일 시작된 수요시위가 침묵시위로 대체된 것은 1995년 8월 한신 대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침묵시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고 합니다.
오늘의 말씀은 잠언 19:11절입니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
슬기로 번역된 단어는 히브리어로 지혜를 뜻합니다. 지혜로운 자는 쉽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즉 지혜로운 사람이란 자기의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 허물을 용서한다고 했습니다. 용서로 인해 우리는 가해자로부터 존경과 영광을 받게 됩니다. 그게 지혜라는 겁니다.
많은 의학적 통계에 의하면 인간의 많은 질병이 용서하지 않는 마음 상태에서 생긴다고 합니다. 정신과 의사 메닝거는 인간의 모든 질병의 70%는 스트레스에서 오고 모든 스트레스의 90%는 정신적 질병, 곧 미움과 증오 그리고 용서의 결핍에서 온다고 했습니다. 미움과 증오와 용서의 결핍이 결국, 암,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치매, 우울증 등의 원인이 됩니다. 용서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선물이 있다면 마음의 평안입니다. 건강도 함께 따라옵니다. 그래서 용서가 과거는 해결하지 못할지언정 미래는 해결해 줍니다. 행복입니다.
존 포웰은 말합니다. “성숙한 사랑에는 상대방에 대한 지식(knowledge, 이해심)과 상대방의 특성을 그대로 용납하려는 자세(respect), 그리고 상대방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responsibility) 그리고 상대방의 허물을 덮어주는 용서(forgiveness)가 있어야 한다.”
1945년 연합군이 나치가 세운 라벤스브뤼크 수용소를 접수했을 때 일입니다. 수용소 안에는 이미 목숨을 잃은 10만여 명의 여자와 아이들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시체만 발견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기 이런 종이쪽지도 발견되었습니다.
오, 주님.
선의를 보인 이들뿐 아니라
악의를 품었던 이들도 기억하소서.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가한
고통만 기억하지 마시고
그 고통 덕분에 우리가 맺은 열매
동지애와 충정과 인간애
용기와 너그러운 인정
이 모든 것에서 자라난 넓은 마음도 기억하소서.
그리하여 그들이 심판받을 때
우리가 맺은 이 모든 열매가 그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살다보면 용납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습니다.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용서가 숨 막힐 때면 이름 모를 어머니의 기도로 손을 모으게 됩니다.
적용하셔야죠.
1. 마틴 루터킹은 “용서는 신선한 시작, 새로운 출발에 필요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촉매제”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용서는 미움과 사랑, 절망과 희망 나아가 전쟁과 평화를 구분 짓는 생명선이나 다를 바 없다. 용서가 없다면 우리의 상처는 거침없이 커져서 우리를 실패와 분노, 비통의 쳇바퀴로 몰아넣고 만다. 그리고 끝내 우리의 삶을 파멸로 이끌고야 만다. 그래서 용서는 모든 절망을 치유하고 상처를 꿰매는 치료제와 같다.” 지금 내가 누군가를 용서해야 한다면 그는 누구입니까? 그리고 무엇을 용서해야 하나요?
2. 용서란 “정당하고 옳은 일”이 아니라 “위대한 일”을 말합니다. 용서에 대한 잠언 중 내가 소개해 볼만한 잠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3.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저술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이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였을 때 일입니다. 뜻밖에도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 끔찍한 사건을 모두 겪고도 혹, 당신의 마음속에 감사가 남아 있나요?”
그녀의 대답은 뜻밖에도 이러했습니다.
물론입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 있어주어서, 인간이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내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바로 ‘감사합니다.’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사람의 인간성에서 뭔가 빠진 거죠.”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감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가를 보면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지요.” 이 시간 나에게 고통을 주고 아픔을 안겨다 준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감사할 수 있나요? 진정한 용서는 감사로 전환될 때 찾아오는 기쁨입니다.
-송길원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