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냐?’ 어머니의 목소리는 다급했습니다. 왜 그러세요?
‘선옥이가 너를 너무 보고 싶어 해서 말이다.’
지난 해 연말, 배가 아프다던 누이는 저린 다리를 부둥켜안고 쓰러졌습니다.
심장대동맥 박리(剝離)였습니다.
예정된 다섯 시간을 넘기고도 모자라 세 시간을 보탠 길고 긴 수술. 주치의는 수술이 길어진 이유를 지혈이 되지 않아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술 중 너무 많은 피를 흘러 혹 뇌세포에 이상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불안한 말도 전했습니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회복실로. 그리고 일반병실로 돌아온 누이는 그 때부터 걱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종일 먼 데를 쳐다보고 병실 밖 골마루 운동을 끝내고는 엉뚱한 병실을 찾아들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떠먹이는 한 숟갈의 밥을 몇 번 우물거리다 국그릇에다 확 뱉어 버리곤 했습니다.
모두들 불안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변의(便意)를 느낀 누이를 화장실로 안내했을 때는 들어서자마자 환자복에다 일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영락없는 치매환자였습니다.
뇌 손상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런 누이가 깜박 졸더니 ‘오빠는 어디 갔느냐’며 나를 찾았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타박을 놓았습니다. ‘너, 자다 꿈꿨냐?’ 그러자 말없이 창밖을 향하더니 한참 있다 다시 되묻더란다.
‘네 오빠는 지금 강의로 얼마나 바쁜데..... 어제 다녀갔지 않았냐’는 말에 시무룩해지더니 또 다시 나를 찾았다고 합니다.
놀란 어머니를 안심시키고 병원으로 내달았습니다.
입원실로 들어서는 나를 퀭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오빠 찾았어?’ 누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 무슨 말 하려고?’ 어머니는 더욱 불안한 눈초리로 쳐다봅니다.
뜸을 들이던 누이가 어눌한 소리로 말합니다.
‘오오빠, 사으??합니다.’ ‘그래 그 말 하려고 찾았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누이를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
오냐, 나도 우리 선옥이 사랑한다.’
누이를 안은 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내 누입니다. 속히 회복시켜 주셔서 우리 행복하게 살게 해 주세요.
우리 더 사랑하고 살고 싶습니다.’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따라나선 아내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창세기 3장 19절입니다.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변호해 줄 친구가 있고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함께 울어줄 형제가 있다면 그의 인생은 성공적인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오른편 다리를 절단하게 됩니다. 섬유육종 암이었습니다. 암은 끝내 전이됩니다.
이번에는 폐를 치고 나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는 글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이무라 가즈오씨입니다.
일본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오사까의 한 병원 내과 의사로 근무했던 그는 31살의 짧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가 남긴 글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귀한 것에 사람들은 왜 감사할 줄 모를까?
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이
형제가 있고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이고 손을 뻗어 무엇을 잡을 수 있고
가리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소리가 들린다는 것,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이것보다 더 멋지고 감사한 일이 있을까!
그런데 이 아름답고 귀한 것에 아무도 감사할 줄 모르고 그거야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루 세끼 밥 먹고, 밤이 오면 잠자고, 다음날 아침을 맞는다는 것
웃고, 울고, 노래하고, 소리치고, 뛰어 다닌다는 것
산을 오르고, 바닷가를 거닌다는 것
온갖 자연의 멋지고 아름다운 것에 아무도 감사할 줄 모르고 산다는 것 너무나 희한한 일이 아닌가.
그 모든 것이 얼마나 눈물 나게 소중한 것인지
그 모든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걸 아는 사람은 마침내 그 모든 것을 잃어버려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늘 하던 대로 감사 일기를 썼습니다.
1. 누이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이 감사하다. 의사는 천운(天運)이라 했다.
2. 제매가 보여준 위기 대처 능력에 감사하다. 머뭇거려 30분만 늦었어도 누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3. 사랑고백으로 가족애를 깨닫게 해 줘 감사하다. 형제 아니고 누가 이런 아름다운 고백을 나눌 수 있겠는가?
4. 누이를 살려준 의사와 간호사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내 누이 살리려고 그 어려운 공부와 수련을 했다.
5. 하루도 멈추지 않고 뛰어준 심장에 감사하다. 하루 십만 번을 뛰면서도 지치지도 않고 불평 한마디 없다.
와!
심장에 조용히 손을 얹어본다. 쿵쿵쿵쿵..... 내가 살아있다. 행복이다.
적용하셔야죠.
1. 바로 지금, 내 형제가 고마운 이유를 다섯 가지만 고백해 보십시오.
그 감사를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나요?
2. 명절의 모임이 아닌, 평상시 형제들을 초대해 식사를 한 번 나누어 볼 수 있나요?
뜻밖의 초대가 어떤 일을 만들어 낼까요?
3. 내 몸을 구체적으로 감사해 본 일이 있나요?
잃어버리고 난 후가 아니라 지금 내가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그러면 몸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창세기 3:19 Genesis 3:19
19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19 By the sweat of your brow you will eat your food until you return
to the ground, since from it you were taken; for dust you are and to dust you will return.'
-송길원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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